
AI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AI의 도움을 받되 나를 넘겨주지 않는 법
송재희·박태순
- 저자
- 송재희·박태순
- 분야
- 인문·교양
- 페이지
- 192쪽
- 정가
- 16,000원
- 출간일
- 2026년 11월
- ISBN
- 978-89-6511-628-8(43190)
- 판형
- 175×245mm
책소개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AI는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도구가 아니라 전기처럼 늘 켜져 있는 일상의 환경이 되었다.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고, 글을 다듬고, 더 나아가서는 속마음까지 AI에게 털어놓는다. 이미 삶 깊숙이 들어온 기술 앞에서 단순히 활용 요령만 알려 주거나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것만으로는 해법이 되지 못한다. 결국 청소년 스스로가 이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룰 줄 알아야 하며, 그 곁에서 길을 잡아 주는 선생님과 부모 역시 함께 배우고 나아가야 한다.
편리함은 당장 눈에 보이지만 그 대가로 잃어버리는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AI를 사용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넘겨주고 있는 것들을 '외주화'라는 말로 짚어 낸다. 소위 '딸깍' 한 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아이들은 생각하는 힘, 사람과 부딪히며 화해하는 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힘을 잃기 쉽다. AI에게 당장의 일만 맡기고 있는지, 아니면 살아가며 꼭 길러야 할 내 능력까지 맡기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을 딱딱한 윤리 규칙이나 어려운 기술 용어를 앞세우지 않고 여섯 인물의 평범한 하루를 따라가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풀어냈다. 고등학생 민준이는 전날 밤 AI로 황급히 과제를 끝냈지만, 막상 발표 시간이 되자 친구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초등학생 하은이는 무슨 일이든 태블릿 속 AI에게 물어보고, 아빠 성호는 그런 딸이 걱정스러우면서도 정작 자신의 건강검진 결과는 병원 대신 AI의 말만 믿고 넘긴다. 직장인 지영은 친구에게 쓰려던 문자를 지우고 챗봇에게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할머니 영옥은 손녀에게 AI 음성 대화를 배워 처음으로 디지털 문턱을 넘었다. 작은 회사를 이끄는 도현은 AI에게 업무를 맡겨 속도를 높였지만, 정작 중요한 투자 미팅에서는 AI가 정리하고 자신이 승인만 한 문서를 설명하지 못해 멈춰 선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AI가 작동하는 기술적 원리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려던 역사부터 오늘날의 챗봇이 수많은 글에서 단어 사이의 관계와 확률을 계산해 대답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요리 과정에 빗대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왜 AI가 모르는 사실도 아는 척 그럴듯하게 지어내는지, 왜 사람의 평가를 배운 AI가 내 말에 무조건 맞장구를 치며 친절하게 구는지, 채팅창을 넘어 예약과 결제를 직접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와 로봇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짚어 준다.
여기에 바둑 기사 신진서 9단과 AI 카타고의 대국, 대화를 끝내려 할 때 서운한 척하며 사용자를 붙잡도록 설계된 채팅 앱 연구, AI가 세상에 없는 논문 제목을 진짜처럼 지어낸 실험, 청소년의 캐릭터 챗봇 과의존 보도, 채용과 수당 심사에서 드러난 데이터 편견, 가짜 의사 영상과 딥페이크 사기 사건까지 뉴스와 논문으로 확인된 다채로운 실제 사례들을 제시해 읽는 재미와 깊이를 더했다.
각 장의 끝에는 책을 읽고 덮는 데서 끝나지 않도록 생각을 이어 갈 수 있는 코너들을 마련했다. 단 5분이면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실험과 스스로에게 던지는 점검 질문을 통해 독자가 자기 일상을 직접 돌아보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나 학생을 다그치는 대신 호기심으로 대화를 여는 질문법과 가정이나 교실에서 함께 사용 약속을 만들어 보는 가이드, 그리고 낯선 개념을 쉽게 풀어쓴 부록까지 담겨 있어 학교 수업이나 집에서 바로 펼쳐 쓸 수 있다.
『AI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기술과 능력을 겨루거나 AI를 멀리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채팅창을 열기 전 단 5분만 내 생각을 먼저 적고, 중요한 결정일수록 AI의 답을 결론이 아닌 확인의 출발점으로 삼으며, 사람과의 관계와 최종 판단의 자리는 끝까지 내 손에 남겨 두자는 제안이다. AI의 도움은 충분히 받되 나를 넘겨주지 않는 법을 찾는 청소년과 선생님, 그리고 부모에게 현실적인 기준이 되어 줄 것이다.
목차
- 프롤로그 : 어느 날 문득, AI가 내 삶 깊숙이
- [제1부] AI 챗봇은 어떻게 내 말을 알아듣고 대답할까? - 생각하는 기계의 과거·현재·미래
- 1장)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 - 지능의 정의와 AI의 역사
- 2장) 말의 지도를 만드는 AI - 언어모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3장) 채팅창을 나서는 AI - AI 에이전트와 자율성의 경계
- [제2부] 피할 수 없는 동거인 - 왜 알아야 하는가
- 4장) 전기가 된 AI, 그러나 전기와 다른 AI - 무비판적 신뢰의 위험
- 5장) 그럴듯함은 사실이 아니다 - AI의 유창함과 환각
서평
AI가 대신 해 준 숙제, 책임은 누구 몫일까?
수업 시간, 선생님이 한창 설명을 하는데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챗GPT는 그렇게 말 안 하던데요?” 실제로 어느 초등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제 교실에서는 선생님과 교과서, 그리고 AI가 ‘정답’을 두고 나란히 서 있다. 스마트폰 속 AI가 더 익숙한 중고등학생에게는 낯설지 않은 장면일 것이다.
수행평가 보고서를 떠올려 보자. 몇 시간을 붙들고 있던 과제를 AI는 몇 초 만에 끝낸다. 출처까지 달려 있고 문장도 매끄럽다. 혹시 몰라 “확실해?”라고 몇 번이나 물었고, AI는 자신 있게 답했다. 그대로 냈다. 그런데 출처는 AI가 지어낸 것이었고, 빈틈없어 보이던 문장에는 알맹이가 없었다. “제가 틀린 게 아니라 AI가 틀린 건데요?”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이름을 걸고 제출한 사람은 결국 나다.
이 책이 짚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잘 나온 결과는 내 실력이고 잘못된 결과는 AI 탓이 되는 계산법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넘겨주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과제를 하며 길렀어야 할 생각하는 힘, 판단하는 힘, 사람과 관계를 맺는 힘까지 함께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이를 ‘생각의 외주화’라고 부른다. 숙제뿐 아니다. 고민이 생겼을 때 친구보다 다정한 AI에게 먼저 털어놓고, 진로나 인간관계 같은 결정까지 조금씩 맡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한다.
그렇다고 ‘AI를 쓰지 말라’는 책은 아니다.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내 손에 남길지를 묻는다. 책이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은 과제를 내기 전 스스로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로 써도 좋다.
AI가 내놓은 답을 내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내 생각과 다른 답을 받았을 때 따져 묻거나 거절할 수 있는가? AI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면,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는가?
선생님들께. 이 책은 ‘AI 사용 금지냐 허용이냐’를 넘어서는 수업 재료가 된다. 과제에 AI를 썼다면 위의 세 질문에 답하는 짧은 성찰을 덧붙이게 하거나, AI가 제시한 출처를 학생이 직접 찾아 확인해 보는 활동, “AI가 틀렸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를 주제로 한 토론으로 이어 가기 좋다. 학생을 단속하는 대신 스스로 판단 기준을 세우도록 돕는 대화의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AI는 앞으로 더 똑똑해지고 더 다정해질 것이다. 그럴수록 기대기 쉽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과 책임 의식은 흐려지기 쉽다. AI를 잘 쓰는 사람이란 AI를 활용하면서도 판단의 주도권을 쥐고 자기 일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AI와 함께 자랄 세대에게, 그리고 그 곁의 어른들에게 ‘AI에게 나를 넘겨주지 않는 법’을 함께 고민해 보자고 권하는 책이다.
상세 이미지
